light gray

평범한, 조금 기분이 우울했던, 누구에게도 연락하고 싶지 않았던 하루.

여전히 사진찍고 일하고 숙제하고 간만에 당구치고.

좀 색다른 경험을 해 보고 싶다. 가을인데.

옅은 회색을 띄는 구름이 어눌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아주 좋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조금 침울하게 했다. 이런 날 공원이나 끝없이 펼쳐진 멋드러진 거리를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돌아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 연인타령은 그만하도록 하자. 결국 우울해지잖아.

이런 날은

내 옆을 지나가는 바퀴벌레 한쌍이 없더라도 지나가는 여자만 보더라도, ‘아, 어째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냐!’ 하고 괜히 나한테 심술을 부리고 만다. 정작 난 요즘 어떤 한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을 좀처럼 못 하고 있는데. . . 쌤통이다.

Advertisements
Standard

오랜만의 삽.질.

2001/09/25 1:02:26

웹 호스팅 업체에 문제가 생겼는지 접속이 되지 않아 오프라인으로 한 번 일기를 써 본다. 사실 오늘 특별히 한 일은 없고, 평범한 하루였던 것 같다.

밤에는 필름스캔한 거 찾아와서 예전에 디테일 뭉개졌던거 다 복원하고, 욕심이 생겨서 사진마다 Photoshop action 기능으로 ‘Photo by anoripi@gleamynode.net’이라는 자막을 넣으려고 하다가 한시간이 넘도록 삽질을 하고 말았다. Action을 기록할때는 앤티앨리어싱이 안되는데 왜 기록한 Action을 실행할 때는 앤티앨리어싱이 되어서 사람속을 태우는지. 결국 꽁수를 써서 해결해서 올릴 수 있었다.

지금은 내 홈페이지가 접속이 되지를 않는다. 좀 아쉽다. 그래도 별로 나쁘진 않다.

가장 기분나쁜 건. Photoshop이랑 씨름하다가 다른 할 일을 못했다는 것. 오랜만에 전화도 걸고 하고 싶었는데 왜 이렇게 엉겁결에 시간을 다 보내버리는지 . . . 참 한심하다.

내일은 숙제에 치여 살겠구나. 휴.

Standard

당신에게의 편지.

바래져 가는 기억의 먼지를 털며, 당신에게 바침.

세상엔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듯 세상엔 그 종류보다도 더 많은 삶과 생각의 방식을 갖고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저도 그 많고 많은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당신과 나는 이 곳에서 만났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대단한 기적이고 운명의 마법입니다. 그렇기에 나는 당신을 소중히 여기고 싶습니다. 어쩌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을 정도로 말이지요.

이곳의 시작은 ‘만남’이었습니다. 누군가 나에 대해 알아주기를 원합니다. 만약 누군가 그 뜻을 헤아리는 자가 있다면 내 울림에 응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다가가 서로의 생각, 그리고 생각을 뛰어넘은 감각을 주고받을 수 있을거라고 믿었습니다. 서로와 서로가 이어지는 그 연결의 접점이 되기 위해 나는 일기를 씁니다. 그것이 사랑이든 우정이든, 행복하게 하든 가슴아프게 하든, 어떻게든 당신과 연결되고 싶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지성’이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자들이라고. 세상을 바꾸는 자는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영웅’입니다. 영웅이 사라진 오늘날 우리는 지성이란 이름으로 그를 대신해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를 바꾸는 것도 물론 중요하며, 어제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도 알아야 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영웅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나에게는 당신이 중요합니다. 당신과 만났었다는 명백한 사실만 있다면 어디에 내팽겨쳐지더라도 당신을 다시 만나기 위해 다시 나의 장소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할것입니다. 그렇게 나는 당신에게만은 영웅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시저가 되기 보다는 안토니우스도 나쁘지 않을지 모릅니다.

1년 뒤에 여기에 글을 쓰고 있을 때, 지금 이 글을 읽은 당신이 그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러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당신이 소중할 뿐입니다.

Standard

고문 금지.

회사 가서 4시까지 버그 수정하고, 스케줄 조정하고. 퇴근길에 회사 사람들과 2:2 당구 팀 플레이 해서 이기고. 나름대로 좋은 일인 것 같다. 회사 사람들과 조금은 친해지고 있다는 것.

전철 타고 신촌에 필름 스캔 맡기러 가는데 벌써부터 전철 안이 연고전 때문에 난리다. 여기저기서 나오는 우리 학교 아카라카 소리에 전철이 떠나갈 듯 하다. 휴…

결국 신촌에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걱정을 하다가 신촌에 내렸다. 사람이 참 많고 8시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도로가 통제되고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연고제 폐막제만 간단히 구경하고 왔다. 야간 공연 촬영 연습을 꽤 했다. 10방 넘게 촬영했는데, 거의 반은 우리 학교 Jazz Band인 ‘So What’의 사진을 찍는데 할애했다. 정말 멋진 연주였었기에 나를 완전히 매혹시킨 그날의 처음이자 마지막 연주였다. 그 외에 고대의 댄스 동아리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약간 거친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특정 인물이 상당히 춤을 잘 춰서 멋졌다.

연대생도 아니며, 고대생도 아닌 일반인인 척 하고 거니는 신촌 거리의 활기는 무언가 다른 기분이 들었다. 열기의 한 가운데 있을 때와 열기의 주변에 있을 때의 차이점이라고 할까. 그들을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며 왠지 모를 센티멘털리즘과 노스탈지아에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Jewel 의 ‘Enter from the East’…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미린이의 전화를 받았지만 통화품질이 너무 나빠서 별 통화는 못 한 것 같다. 별로 신경도 못 써준 그녀에게 그렇게 전화가 온다는게,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미안한 기분이 든다. 그러면서도 무언가 잘 해주려고 하기 전에는 꼭 무언가 재버리게 되어서 시기적절히 친분을 쌓지 못하게 되어 버리는 것 같다. 난 이상해.


사람이란 건… 누구에게나 관심받고 싶어하는 존재. 하지만 사랑 고문은 하지 말아주세요. 차라리 이 세상 모든 사랑이 이루어졌으면.

Standard

Love × Love × Love

연고전 첫째 날이라서 수업도 없고 해서 느즈막히 9시에 일어났다. JEWEL의 너무나 사랑스러워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노래를 계속 틀어놓고 아침을 먹고, 가방을 싸서 학교에 갔다.

다들 응원하러 갔는지, 한게임 당구 치는 영완이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 짜식, 당구를 나처럼 좋아하는가. 어쨋든 나는 내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일을 했다. 실로 열심히 한 것 같다. 밥도 안 먹고 4시가 다 되도록 일을 했으니…

열량 부족과 에어컨 바람 덕에 손이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손을 마주 비벼 따스히 해 보지만 금방 다시 차가워져버려서 밖으로 나왔다. 좀 따뜻할 것을 기대하고 나왔는데 밖에나 안이나 날씨가 너무 추웠다. 이빨을 갈며 파파이스에 가서 치킨휠레버거세트와 핑거휠레 2개를 시켰다. 그런데 점원 누님께서 자주 오는 나를 알아보셨는지, 핑거휠레 하나가 작다며 3개를 넣어 주셨다. 고맙기도 하고, 그 사람을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되고, 수줍어서 웃게 되고. 누군가 나의 존재를 알아준다는 것 자체가 기뻤다.

먹다 보니 이번 월요일날 군대 가는 태현이를 만나기로 한 5시가 거의 다 되어 있었다. 태현이가 파파이스로 나를 찾아와서 남은 후렌치후라이를 같이 먹고 밖에 나왔다. 날씨가 쌀쌀해 현대백화점 지오다노에서 남방을 하나 사 입었다. 새 옷을 입으니 기분도 한결 나아진 것 같다. 상쾌하다.

옷 사고 조금 있다 재헌이가 와서 셋이 당구 치고… 친구들 피자헛에서 엑스트리마 피자 사주고 했다. 곧 현준이가 와서 셋이 술집에서 흑주랑 소주 마시며 이야기도 하고… 게임방에서 게임 대결도 하고. 그리고 집에 왔다. 태현이를 다시 보려면 이제 12월까지 기다려야 하는구나. 시간은 빨리 흐르는 법이니까, 곧 볼 수 있겠지.


버스를 다려고 기다리는데, 저 멀리 두 사람이 포옹을 하고 있다. 바빠서 누굴 만나기도 힘들어서 이런걸까. 갑자기 눈물이 글썽한다. 샘도 나고 누군가 보고싶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 한 순간 내 신경을 폭발시킨다. 센티멘털리스트 이희승의 하루하루는 사랑을 향한 몸부림으로 남을 것인가.

Standard

나 지금 뭐하지 ㅡㅡa

회사일이 너무 바쁜데 뭐하고 있는건지. . .

사진 스캔해서 올리다 보니 잘 시간. 쩜쩜쩜.

그래서 간단히 쓰련다.

오늘은 수업이 10시에 끝나서 무엇을 할까 싱숭생숭거리다가 집에 갈려고 밖에 나왔다가 사진을 다 찍어버리고 싶어서 남은 6방을 다 찍고, 사진을 맡겼다. 맡기고 보니 어떻게 나왔는지 너무 궁금해서 학교에 가서 다섯시까지 기다리면서 책을 읽었다. 그리곤 사진을 찾아 사진을 보며 집에 왔다.

이번엔 사진이 어느때보다 흡족하게 나왔는데, 스캐너가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을 다 뭉개 놓아서 인화지를 눈으로 보는 것 보다 화질이 안좋아서 스캐닝한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버렸다. 내일 필름 스캐닝을 다시 맡기는게 나을 것 같다.

내일은 정말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큰일날 것 같다 ㅡㅡa;

그럼 여러분 모두 사진을 보시고 감상을 이 일기에 답글로 달아주세요;

여기를 클릭


만남. 내 사진의 주제는 항상 ‘만남’으로 하고 싶다. 거리를 거닐며 만남이란 무엇인지 생각에 빠지게 되어서 좋았다.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에 대해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래도 그것을 말로 하기엔 너무 어렵다. 사랑처럼. . .

Standard